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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공방] 제주의 한적한 라탄 · 마크라메 공방, '섬섬옥수'

마음까지 쉬어갈 수 있는 곳

김보미 기자 2020.06.26

김보미 기자

2020.06.26
 제주의 한적한 라탄 · 마크라메 공방, '섬섬옥수'

[라이킷 김보미 인턴기자] '제주'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맑고 투명한 바다, 아담한 돌담, 푸릇푸릇한 귤 나무 등, 제주를 대표하는 것들이 가장 먼저 연상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제주' 하면 '여유로움' 이 먼저 생각나요. 제주에는 낭만적인 책방과 공방이 많거든요. '놀멍쉬멍'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들이 정말 많죠.

이번 주 <주간공방>에서 만나 볼 곳 역시 제주에 위치한 라탄·마크라메 공방이랍니다. 시간도 쉬엄쉬엄 흘러 가는, 도심 속 숲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곳. 공방 '섬섬옥수'를 소개합니다.


'섬섬옥수'의 라탄 공예 작품. 사진=섬섬옥수 '섬섬옥수'의 라탄 공예 작품. 사진=섬섬옥수


Q. 공방지기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및 공방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섬섬옥수' 공방은 제주도 노형동에 있는 라탄 공방이자 마크라메 공방이며, 저는 그 공방의 대표 이승진 이라고 합니다.


Q. 공방에서 어떤 작업을 하시는 건가요?

A. 라탄 공예와 마크라메 공예 작업을 하고 있어요.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자면, 등공예로도 알려진 라탄 공예는 나무를 얇게 가공해서 만든 환심과 피등 등을 엮어 만드는 공예고, 마크라메는 쉽게 말해 매듭 공예예요. 전통 매듭과는 조금 다른 서양 매듭 공예를 말합니다.

공방에서는 주로 이 공예를 만들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이 없을 때에는 개인적인 작업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제주에 공방을 열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제주 토박이라서가 아닐까요(웃음). 친정도 제주, 시댁도 제주, 집도 제주에 있어서 제주에 공방을 열게 되었어요.


공방 모습. 금색 간판이 눈에 띈다. 사진=섬섬옥수 공방 모습. 금색 간판이 눈에 띈다. 사진=섬섬옥수


Q. 마크라메 공예와 라탄 공예는 소재도 느낌도 다른데, 이 두 공예를 한 공방에서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에 아이를 낳다보니 많이 우울했었어요. 우울해하던 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남편의 적극적으로 지원으로 이것저것 배워보던 중 마크라메를 먼저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땐 공방 자체가 제주도에 많이 없던 때라 서울에서 마크라메를 배웠고, 5평 남짓한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 나름 공방이라며 수업을 진행했었어요.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공방을 운영하면서도 이것저것 배워보던 중, 라탄 공예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그러다 우연히 마크라메와 라탄의 합작품을 보게 되었고, '이 두 공예가 묘하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라탄을 제대로 배우게 되었어요. 두 공예를 같이 하는 공방을 만들고 싶어서 큰 곳으로 이사를 했고, 그 공간이 지금의 섬섬옥수 공방이 되었습니다.


Q. 작업하실 때, 공방지기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요?

A. 저는 나름의 철학이 있는데요, '내 마음에 안 들면 팔지도, 수업하지도 않겠다' 라는 거예요. 작은 부분일지라도 정성들여 작품을 만들면 그 마음이 남들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정성들여 만든 물건들을 다른 분들이 소중히 다뤄주고 사용해주시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고요.


공방에서 만들어진 작품들. 사진=섬섬옥수 공방에서 만들어진 작품들. 사진=섬섬옥수


Q. 공방에서 모자나 가방 같은 아이템부터 스탠드, 행잉 플랜트, 그리고 목마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계세요. 디자인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는 건가요?

A. 라탄의 경우에는 '한국등공예연구회'라는 협회가 있어요. 연구회 회장님이 제 롤모델이신데, 디자인적으로나 마인드적으로나 배울점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회장님께서 만든 작품을 따라 연습하다보면 거기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나곤 해요.

또 라탄이든 마크라메든 그저 예쁜것도 좋지만 실생활에서 얼마나 어우러지면서 예쁜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작품을 구상할때 그 용도와 사용될 장소를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거기에 맞는 디자인으로 만들게 되는거 같아요.


Q.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나요?

A. 30분이 걸리는것도 있는 반면 4-5일이 걸리는 작업도 있어요. 마크라메는 주로 장식으로 쓰여서 디자인을 구상하는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라탄은 구상하고 만들고 마감까지 기본 3일은 걸린답니다.


Q. 라탄이나 마크라메 공예의 경우, 날씨나 습도의 영향도 받는다고 들었어요. 보관할 때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A. 습도 관리를 필수로 해 주셔야 해요. 원재료가 실과 나무이기 때문에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피기 쉬워요. 물이 닿았다면 꼭 완전히 건조시켜 주시고, 습하지 않게 보관해 주신다면 오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Q. 공방에서는 어떤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나요?

A.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클래스가 있고, 정규 클래스는 다시 취미반과 자격증반으로 나눠집니다. 원데이클래스는 주로 여행객분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로는 한 작품을 완성하는게 목적이라서 2-3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채반이나 컵홀더, 우드트레이 등을 제작해요. 정규 클래스는 공예를 좀 더 깊게 배우고 싶으신 분들, 추후 창업을 하시거나 수업을 진행하시고 싶은 분들이 찾아주고 계세요.


공방에서 만들어진 라탄 목마. 사진=섬섬옥수 공방에서 만들어진 라탄 목마. 사진=섬섬옥수


Q. 수강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A. 라탄 목마가 아닐까 싶어요. 시선을 확 끄는 디자인과 인테리어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것 중 하나거든요. 그래서인지 공방에 오시는 분들 중 목마 얘기를 하지 않으셨던 분은 한 분도 보질 못했어요. 아이가 있어서, 조카가 있어서, 아기자기한걸 좋아해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목마를 예뻐해 주실때마다 뿌듯하답니다.


Q. 손재주가 없는 사람들도 제작이 가능할까요?

A. 많은 수강생 분들이 하시는 질문이에요. 그리고 그런 분들께 저는 "여기에서야 그렇지, 가져가시면 그게 제일 예뻐요." 라고 말씀해 드리곤 하죠. 손재주가 없어도 제가 옆에서 조금씩 수정도 해드리고, 만들 때의 포인트들을 알려드리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Q. 공방지기님이 생각하시는 라탄과 마크라메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라탄과 마크라메는 예쁘고 실용성이 있는 것이 매력이에요. 잡념 없이 몰두할 수도 있고요. 제대로 쉬고 싶다면, 아무 생각 없이 뇌까지 쉬어야 한대요. 공예를 할 때는 다른 생각 없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을 느낄 수 있어요.


Q. 공방을 계속 운영해 나갈 수 있었던 공방지기님만의 노하우를 살짝 알려 주실 수 있나요?

A. '내가 다른 사람이라면···'이 제 노하우예요. 저의 주관적인 의견도 중요하지만, 수업이나 판매를 할 때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제 3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섬섬옥수'란 곳이 가고 싶은 곳으로 보이는지, 처음 이 공예를 접한 사람이 하기에 어렵지는 않은지 등을 항상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공방에서 만들어진 라탄 바구니. 사진=섬섬옥수 공방에서 만들어진 라탄 바구니. 사진=섬섬옥수


Q. 공방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매번 찾아주시는 분들이 생겼을 때가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오는 분들도 참 감사하죠. '섬섬옥수'를 잊지 않았다는 거니까요. 그럴 때 저의 노력을 인정 받는 것 같고,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다른 어떤 공방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섬섬옥수'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제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공항과 가까운 노형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공방으로 오는 길은 숲길이나 다름이 없어요. 도심 속 숲길 같은 느낌이랄까요? 공방에서 한라산이 보이고, 주변에는 건물보다 밭과 나무가 많아서 한적하죠.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조용하게 공예를 하기 좋은 위치이고요. 무언가를 배우는 곳만이 아닌 힐링하는 공간이라고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Q. 공방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예비 공방지기'님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겉으로 보기에는 공방이라는 곳이 예쁘고, 한적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곳처럼 보일지 몰라도 공방지기님들의 노력과 고뇌로 일궈진 공간들이에요. 그러니 공예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공방을 시작하셨으면 해요.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시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의 노력과 가치를 알아주는 분들이 많아질 거예요.


Q.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A. 먼저 좋은 인연을 만들고 싶어요. 공방으로 알게 된 사람들과 오랜 인연으로 남고 싶고, 두번째로는 라탄과 마크라메에 대해서 전문가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더 깊게 배우고 싶어요. 배움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는게 제 목표예요.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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