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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다]'1일 3잔' 카페인 중독자가 아메리카노 끊어봄

같이 해봐요!

김은지 기자 2021.01.08

김은지 기자

2021.01.08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출근 하자마자 1잔, 점심 먹고 1잔, 입이 심심하면 1잔.


아메리카노는 하루에 세 번 정도 마셔줘야 하는 HP 포션이에요. 버전은 역시 아이스죠. 얼죽아 협회 회원이라면 영하권의 날씨에도 얼음 동동 띄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게 룰 아니겠습니까. 특히 좀비처럼 빌빌거리게 되는 아침엔 시원한 커피 한 잔이 필수예요. 쭈욱 들이켜줘야만 혈관에 피가 도는 느낌이라니까요.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2019년 커피 음료 판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의 64%는 아이스커피, 나머지 36%는 따뜻한 커피 제품이었어요. 2015년만 해도 아이스 커피 비중은 51%였다고 하네요. 얼죽아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입에 쓴 게 몸에도 좋다면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우리 몸에 도움을 1도 주지 않아요. 오히려 해만 끼치죠.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습관은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어요. 추운 날씨에 마신다면 그 위험도는 배가되고요. 한파가 몰아친 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가 배탈난 경험, 다들 있으시죠? 겨울철 찬 물을 많이 마시면 위장, 소화 기능이 떨어져요.


역류성 식도염은 얼죽아 회원들이 종종 겪는 질환 중 하나예요. 가슴 뒤쪽이 뜨겁거나 쓰라린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죠. 이 모든 걸 제가 겪었어요. 위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도 했어요. 불구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을 멈출 순 없었답니다. 그 시원한 맛을 어떻게 포기해요!



"커피 드시면 안 됩니다"라는 선고

더이상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흐린 눈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됐어요. 지난해 연말 차가운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다가 독한 후유증을 제대로 치렀거든요. 배가 살살 아픈 것부터 시작해 견딜 수 없는 편두통이 엄습했어요. 두 눈을 뜨고 있기 버거울 정도로 머리가 지끈거렸어요. 주말 동안 화장실에 박혀 토를 하기도 했고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남긴 위염, 역류성 식도염이 소화불량과 근육통, 두통 등을 유발한 거였죠. 결국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처방전을 받았어요. 그렇게 들린 약국에서 커피 중단 선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약사분이 "커피 드시면 안 됩니다. 아시죠?"라고 하셨거든요. 마치 '몸이 이 지경인데 커피를 또 마시면 그건 사람도 아니다'라는 말처럼 들렸죠. 그래서 끊어보았습니다. 무려 2주 동안이나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커피 마시고 싶은 일주일

커피 중단을 스스로와 약속하고 바로 다음 날 점심! 금단현상이 시작됐어요. 밀려오는 잠에 정신을 못차리기도 했고요. 혈관에 흐르던 커피가 사라지니 몽롱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죠. '한 입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나 자신과 타협을 보려고도 했었지만, 꾸욱 참아봤어요. 다음 날 오전 위장을 습격할 속쓰림을 생각하면서요.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갔는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뱃속이 편안해 졌다는 사실이에요. (물론 처방받은 약의 효과도 있겠지만) 커피 중단 5일째부터 배 한구석을 콕콕 찌르던 속쓰림 증상이 사라졌어요. 건강을 되찾은 기분이 느껴져 일주일 더 아메리카노를 참아 보기로 했습니다.



견딜만 한 일주일, 그리고 현재

그 다음 일주일은 커피 없이도 견딜만 했어요. 사실 고백을 하나 해 보자면..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마신 적 있어요. 오랜만에 먹는 커피라 테이크 아웃을 하기 전부터 기대감이 치솟았어요. 당장이라도 원샷을 때릴 기세였죠. 그런데 한 모금 먹은 후에는 손이 안 가더군요. 입에 머금어도 봤지만 잘 넘어가지 않았어요. 몸이 카페인을 거부하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이후 카페에 가 커피를 구매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속쓰림이 멈췄어요. 속이 진정되니 두통, 근육통도 자연스럽게 멎었고요. 해가 떠있는 오후에 잠이 몰려오거나 하는 일도 없어졌어요. 커피 대신 몸에 좋은 미지근한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됐고요. 하지만 여전히 (디카페인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갈망(?) 중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어요. 카페인을 이번 생에 완전히 끊지는 못할 것 같아요. 허나 1일 3잔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챙길 수 있던 2주일이었습니다.



김은지 기자 hhh5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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