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를 넘어 지상파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SBS '문명특급- 숨듣명 콘서트'는 오랜 시간 한국 아이돌 그룹을 사랑하던 이들을 위한 축제였다. 나르샤 '삐리빠빠', 틴탑 '향수 뿌리지마', 유키스 '만만하니', SS501 'U R MAN' 등 추억의 명곡이 무대 위에 펼쳐졌고, 케이팝 팬들은 환호했다.
2010년대 초반을 주름잡았던 티아라는 완전체로 출동해 '롤리폴리', '섹시 러브'를 노래했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그때 그 시절 그대로 재현돼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교차 편집돼 나오는 티아라의 옛 모습은 지금의 비주얼과 크게 다른 바 없어 더욱더 화제를 모았다.

지연은 먼저 '섹시 러브' 무대를 통해 성숙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윽한 섀도우와 쿨한 레드 립, 볼드한 액세서리 등 고혹적인 스타일링이 인상적이다. 그런가 하면 '롤리폴리' 퍼포먼스에서는 팝한 메이크업으로 톡 쏘는 과즙미 매력을 발산했다. 강렬한 레드 립마저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지연은 티아라의 영원한 막내이자 비주얼 센터였다.

변한 게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TV 화질뿐. 효민은 10년 전 모습 그대로 '문명특급'에 나타났다. 급기야 한 팬은 효민을 두고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게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오랜만에 무대에 선 그는 아이라인을 짙게 그려 눈매를 보다 또렷하게 연출했고, 진주빛 펄감을 빌려 특유의 러블리한 애굣살을 강조했다.

은정은 상큼 발랄한 미소로 비타민을 뿜었다. 여리여리한 코랄도, 채도 높은 진달래 컬러도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애틋한 기억 속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날을 떠오르게 하는 은정의 맑은 에너지에 보는 이들은 울컥. 그는 팬들에게 추억 여행 티켓을 선물한 일등공신이었다.

큐리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역시 인형 속눈썹일 터다. 그의 아이래시는 여전히 풍성하고 화려했다. 눈썹에 닿을 듯 아찔하게 컬링한 속눈썹과 언더 부근에 쫑쫑 심어진 래시 등 큐리의 트레이드 마크는 2020년에도 반짝거렸다.
사진='문명특급' Vlive 채널 POST
김은지 기자 hhh5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