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집중하는 ‘에고이즘’, 좀 비싸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아웃’이 대세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요즘, 향수도 이에 걸맞은 니치 향수에 관심이 쏠린다. 세련된 취향을 가진 퍼퓨머들에게 어울릴만한 프리미엄 니치 향수 6향을 소개한다. 알고 쓰면 더 이끌리는 흥미로운 니치 퍼퓸의 향기 속으로 떠나보자.
아이코닉한 도시 ‘서울’의 아이덴티티

각 도시의 감성을 향으로 표현한 ‘르 라보’가 담아낸 ‘서울’은 어떤 느낌일까.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이 14번째 도시로 선정된 ‘서울: 시트롱 28’의 초기 코드네임은 ‘시트롱 보엠’이었다. 우아한 시트러스향에 상큼한 레몬향이 전하는 반전은 역사와 진보가 공존하는 서울을 상징한다. 아이코닉한 도시 서울에 대한 헌사인 시트롱 28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시트러스를 표방하고, 특별하나 균형을 이뤄 고집스런 소수의 니치 향을 좀 더 관대하게 전한다. 르 라보의 모든 향수는 퍼퓸 랩에서 신선하게 핸드 블렌딩된다. 르 라보는 2006년 뉴욕에서 탄생한 핸드메이드 퍼퓸 브랜드로 향수 리필 서비스를 전개해 '필환경',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클린 퍼퓸 브랜드이다. 뉴욕 - 르 라보 ‘시트롱 28’ (LE LABO ‘CITRON 28’) 50ml 40만원
향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

“It is a journey to find me fragranceout”
“향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의미의 ‘에타페(etape)’는 취향 콜렉터들의 프리미엄 니치 향수로 손꼽히는 로컬 브랜드이다. 에타페의 5가지 향 중 “순수한 고백”을 떠올리게 하는 플로럴 파우더리 계열의 ‘플레드 매그놀리아’는 베르가못, 리치의 조합으로 경쾌하게 시작된다. 이어 프리지아, 피오니, 매그놀리아 등 풍성한 꽃향기로 절정에 다다르면, 머스크, 바닐라, 샌달우드의 포근하고 섬세한 잔향으로 이어져 꽃의 향연은 계속된다. 에타페는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등 비건을 지향하는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퍼퓸 브랜드이다. 한국 - 에타페 ‘플레 드 매그놀리아’ (Etape ‘Fleur de Magnolia) 50ml 10만5천원
완벽한 '여주인공'을 찾아 떠난 '어느 감독'의 여정

성별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젠더프리 프렌치 향수를 소개한다. 91% 자연 유래 원료를 사용한 우디 프루티 계열의 코롱 압솔뤼 '클래망틴 캘리포니아'는 상큼한 첫 향(귤 향)으로 중성적 매력을 어필한다. 첫 번째 프레시함이 지나가면 쥬니퍼 베리와 베티버가 어우러져 향기로운 그린 노트가 시작된다. 끝으로 클레망틴의 풋풋한 잔향을 머금고, 안정감을 주는 샌달 우드향이 남는다. 코롱 압솔뤼는 코롱의 상쾌함과 퍼퓸의 깊고 풍부함을 담아낸 신개념 향수다. '헨리 향수', '옹성우 향수' 등 셀럽들이 픽한 향수로도 유명하다. '클레망틴 캘리포니아'는 새로운 문화와 여행을 즐기는 두 창시자 실비 갠터와 크리스토프 세르바셀이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던 중 할리우드 오디션장에서 완벽한 여주인공을 찾은 감독의 이야기를 영감으로 만든 향수라고 전한다. 프랑스 - 아틀리에코롱 ‘클레망틴 캘리포니아’ (Atelier Cologne 'Clementine California') 30ml 9만7천원
가장 순수한 보석,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티파니 향수 컬렉션의 세 번째 향수 ‘시어 오 드 뚜왈렛’은 지난 해 봄, 찬란하게 빛나는 봄 햇살처럼 귀한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 커런트, 그린 만다린, 일랑일랑 노트로 우아하게 첫 향을 발산한다. 이후 로즈 오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내며, 티파니의 시그니처 향인 아이리스로 베이스를 완성한다. 세계적 조향사 다니엘라 엔드리어가 블렌딩한 입체적 향은 명랑하면서 우아하다. 가장 순수한 보석인 다이아몬드의 아이코닉한 커팅을 반영한 보틀 디자인은 럭셔리함을 과시하듯 유리 속 귀한 향기가 눈부시게 반짝인다. 뉴욕 - 티파니 '시어 오 드 뚜왈렛' (TIFFANY & CO 'Sheer Eau de Toilette') 30ml 8만9천원
갓 피어난 싱그런 '연꽃'이 찬란한 빛과 마주할 때

‘Nun’은 고대 이집트어로 ‘물’을 의미한다. ‘라보라토리오 올파티보’의 ‘눈 오드 퍼퓸’은 물 속에서 피어난 연꽃이 태양빛을 받아 공기 중에 솟구치는 싱그런 향을 담아냈다. 밝고 스파클링한 프루티 탑노트(베르가못, 레몬, 옐로우 만다린)로 활기차게 시작해 화이트 릴리, 아이리스, 쟈스민, 로즈와 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강렬한 플로랄 노트들은 벤조인, 화이트 앰버, 바닐라, 머스크와 어우러져 관능적인 잔향을 남긴다. 이탈리아어로 후각실험실인 ‘라보라토리오 올파티보’는 조향업계에서 급부상 중인 신인 퍼퓨머들이 무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모던한 감각의 이탈리아 니치 퍼퓨머리다. 이탈리아 - 라보라토리오 올파티보 '눈' (LABORATORIO OLFATTIVO ‘Nun’) 30ml 6만3천원
'겔랑가'의 첫 여성 퍼퓨머가 만든 니치퍼퓸 '명가'

니콜라이는 겔랑가에서 탄생한 첫 여성 퍼퓨머인 겔랑의 손녀딸이 설립한 회사로 니치퍼퓸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바이올렛 인 러브’’는 우드 노트를 베이스로 한 플로럴 계열의 오 드 뚜왈렛이다. 베르가못, 레몬, 카시스가 포문을 열면, 바이올렛, 로즈, 아이리스향이 만나 주변까지 풍부하게 퍼지는가 하면 이내 머스크향이 엔딩을 장식한다. 프랑스 - 니콜라이 ‘바이올렛 인 러브 오드뜨왈렛 (Nicolai ‘Violette in love’) 30ml 8만4천원
그리고, 경이로운 자연을 그대로 담은 ‘STONE'
향수를 빛내준 신비로운 스톤(원석)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상화된 천연 자연물을 독특한 오브제로 재해석한 '라우베제(RAUWBEIGE)' 작가의 아름다운 작품이다. 촬영된 작품은 친절한 주인장과 향긋한 드립커피, 달콤한 디저트로 유명한 을지로의 힙 카페 '무네이(MUNEI)'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총괄=최정화 기자
화보=김희영 기자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스톤=@RAUWBEIGE
최정화 기자 choij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