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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시장이 말하는 ‘소통’

<MZ세대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
연재 인터뷰 #3

김희영 기자 2022.04.24

김희영 기자

2022.04.24

청년이 살고 싶은 안양을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온 그는 ‘청년 시장’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많은 청년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고, 여러 창업 활동을 통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정책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주거, 일자리 등 실제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직접 다가가 문제를 확인하고 부딪혀봤다. 청년 창업 펀드 조성부터 청년들의 전·월세 대출 이자를 지원해 주는 청년 인터레스트 사업까지 그의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들이다.


MZ세대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 연재 인터뷰의 세 번째 이야기, 최대호 안양시장을 만나봤다.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로 MZ세대와 소통하고 계신 것 같아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엿보이는데요. 연습도 많이 필요하실 것 같아요.


MZ세대와 허물없이 소통하기 위해 나름 여러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옷소매 춤이라는 춤을 만들었는데, 저도 그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춤을 배우기도 했죠. 어린이들을 위해 평촌아트홀과 자유공원을 마인크래프트 맵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겜알못(게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제가 직접 마인크래프트를 배워서 게임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영상홍보팀 직원들이 유명 CF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영상을 제작해 안양시 홍보에 힘써왔는데 이때 제가 직접 배우로 출연해서 연기까지 하면서 MZ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너무 어려웠지만, 나중에 오징어 게임 패러디 영상을 촬영할 때쯤부터는 저도 나름 즐기면서 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청년 시장으로 불리시잖아요. 그 가운데에는 ‘소통’이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SNS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정도만 했는데 지금은 카카오 채널과 인스타그램까지 활용하고 있고 최대한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안양시는 매년 청년의 날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이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습니다. 저도 메타버스 캐릭터를 만들어서 청년들과 소통한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구나 싶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제약이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정기적으로 청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매월 청년 소통 데이를 열고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내가 바라는 안양의 모습’을 주제로 청년 유니버스와 함께 토크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었죠.


온라인에서, 또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 청년들은 참 명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돌직구’를 시도 때도 없이 던지는 통에 제가 오히려 배움을 얻는 경우도 자주 있죠. (웃음)


사실 시장으로서 청년만 챙길 순 없고, 다른 현안 사항들도 함께 돌봐야하기 때문에 모든 현장에 찾아가 청년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 맞는 청년에게 그저 우산만 건네주기보다는 같이 비를 맞으며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환경 정책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경영이 기업과 투자 영역뿐만 아니라 공공분야로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ESG가 범국가적 과제로 인식되면서 ESG에 대한 지방정부의 관심과 참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과 오늘날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심각한 환경파괴가 그동안 미뤄두기만 했던 환경문제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상시킨 것이죠. 이제 ESG를 빼놓곤 얘기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공이 ESG 문제를 다루는 플랫폼을 조성하고 그 플랫폼 안에서 기업과 시민들이 경제 위기, 기후 위기, 사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토론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ESG 사업이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도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변화하는 시점에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안양시는 경기도에서 ESG 역량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지난해 10월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안양시의 ESG 등급이 A등급에 해당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경기도 내 31개 지방정부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죠.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 안양의 미래비전을 좋게 평가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정책을 만들 때는 아무래도 유럽연합(EU)을 참고하게 됩니다. 현재 유럽연합의 ESG 정책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녹색 분류체계, 지속 가능 금융공시, 탄소 국경세 등 ESG 관련 제도를 선도적으로 입법화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나 국방력, 소프트파워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지만, 환경 및 에너지 측면에서는 아직 중간적 위치인 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ESG 관련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면서 관련 제도를 하나하나 정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Z들도 환경에 요즘 관심이 많아요! 평소 실천하고 있는 환경보호 활동이 있나요?


과거 습관이 꼭 양치를 할 때 물을 틀어놓고 했었거든요. 흘러가는 물이 얼마나 아깝습니까. 아내가 당신은 왜 자꾸 그렇게 쓰냐고 한 적도 있는데 잘못된 습관인 것을 깨닫고 꼭 컵에 받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참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남이 그렇게 하면 제가 화가 나더라고요. 좀 반대가 된 거죠. 텀블러 등을 이용해서 종이컵 사용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배달 음식이 많이 늘어났는데 얼마나 많은 포장 용기를 쓰고 있나요. 그래서 지난주에는 포장을 간소화시키자 내용으로 캠페인을 했어요. 과대 포장 선물도 안 받고 안 사기로 해서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해 보자고요.


환경 보호가 대단한 게 아니고 나의 생활에서부터 그 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이 환경의 가장 중요한 하나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생각해요.





2030이었던 시대가 있었잖아요. 그때와 지금 많이 다른가요?


사실은 저도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어요. 학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도 있었고요. 삶의 질이나 경제적인 여건은 당연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이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환경이 나아진 만큼 모두가 행복해졌을까?’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왔기에 당장은 어려워도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라는 희망과 꿈을 품고 살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저성장 시대입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많이 무너졌죠. 이런 상황에서 MZ세대에게 “나 때는 말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자꾸 ‘라떼를 찾는’ 기성세대가 많다는 점에 대해 늘 우리 MZ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또한 더 많은 부와 능력을 가진 기성세대가 성장 가능성을 지닌 미래세대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어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역할이라고 믿고요.


만약 지금의 MZ세대였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제가 만약 지금의 MZ세대라면 세계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의 저는 일에 몰두해 시간을 보냈기에 긴 시간 여행을 떠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세계를 거닐면서 다양한 문화와 삶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각 나라 간의 문화적·경제적 차이를 깨닫게 되면 환경문제, 전쟁, 빈부 갈등, 이념 갈등 등 전 세계적 과제를 다룰 수 있는 역량도 쌓이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만약 제가 지금 MZ세대라면 세계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적인 시야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훈련을 할 것 같아요. 이를 통해 고통받는 세계인의 삶을 개선하고 아름다운 세계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여전히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고 그렇기에 우리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할 때 선택을 하거나 집중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잖아요. 특히 시장이란 자리는 더 많은 것들을 결정해야 하는 자리인 것 같아요. MZ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요즘 MZ세대가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춘 세대란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그 어떤 세대보다 능력 있고 똑똑한 세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걱정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눈앞에 보이는 목표만 바라보고 사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 당장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옳은 길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정작 우리의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릇도 깨봐야 아까운지 안다고 다양한 경험이 진짜 자산이 되고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요.


격물치지 성의정심(格物致知 誠意正心)이란 말이 있습니다. 격물치지란, 이론이나 텍스트로 세상을 배우는 것보다 세상의 이치를 몸소 체험하고 체득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 MZ세대들이 젊을 때 다양한 경험을 몸소 체험하고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해보면서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성의정심이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바로 세우고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격물치지 성의정심을 통해 결국 ‘이립’, 스스로 일어서는 경험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생의 교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남들이 좋다니까 하고, 내가 싫으니까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해봐야 정말 본인이 가고 싶은 길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MZ세대들이 스펙 쌓는 일 말고 다른 데 관심을 두는 일이 남들보다 뒤처진다거나 도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든 두려워하지 말고 늘 새로운 도전,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우리의 긴 인생에서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민지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최근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혁신 주니어보드를 만들고 MZ세대 직원과 간부 공무원 간의 리버스 멘토링을 진행했습니다. 솔직히 리버스 멘토링이라는 자리가 생소하고 함께 해보는 게임도 처음이라 조금 정신이 없었지만, MZ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서도 협치와 공유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성세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지식이 최고가 아니고 새로운 변화에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MZ세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기성세대가 하는 말이니까, 꼰대가 하는 말이니까,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 속에서 조화를 찾고 이성적인 토론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 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성세대건 MZ세대건 늘 어느 한 세대의 말이 100% 정답일 리는 없다는 뜻이죠. (웃음)


마지막으로 MZ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러분이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혹자는 MZ세대가 세상과 단절돼 있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한다고 비판하거나 시니어 세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소외된 계층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미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양시만 해도 MZ세대가 주축이 되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MZ세대가 우리 사회의 현안에 대해 더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기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고 싶습니다. 이미 여러분은 잘하고 있고, 여러분이 이 사회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이죠. MZ세대가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본 인터뷰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이전에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김희영 기자 hoo0443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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