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롭게 호캉스를 즐기고 있는 이 모델, 요즘 SNS에서 잘나가는 패션·뷰티 인플루언서 로지다. 늘씬늘씬한 팔다리, 풍부한 표정 등 사람과 똑닮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 실존하지 않는 버추얼 휴먼이다. 그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그룹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보유한 3D 그래픽과 인공지능 기술력으로 제작됐으며 지난해 2020년 12월 최초 공개된 국내 첫 가상 인플루언서이다.

특히 개성 넘치는 외모와 스타일시한 패션 감각을 지녀 패션·뷰티 인플루언서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커버를 장식했으며 모델 아이린과 함께 감각적인 포즈로 패션 매거진 커버를 촬영하기도 했다. 또한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일상 사진, 뷰티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등 팬들과 꾸준한 소통을 나누고 있다.
현실에 실존하지 않는 버추얼 휴먼은 컨트롤하기 쉬워 매거진, SNS, 방송 등 활동 영역이 계속 넓어질 전망이다. 그래픽 기술만 있다면 어떤 환경, 어떤 조건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19 전파 우려로 국내외 촬영이 어려워진 지금, 가상 인플루언서들은 시공간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다. 또한 헤어, 메이크업 등 인건비를 줄이고 그래픽 기술로 무한 수정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의 사생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영향을 줄 우려가 적다.
이처럼 비대면 활동이 많아진 지금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각종 유명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으며 그들을 향한 팬덤 역시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사람 같은 외모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버추얼 휴먼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노래하는 버추얼 유튜버, 루이

버추얼 휴먼 루이의 다채로운 표정과 시원한 목소리는 구독자들에게 발랄한 에너지를 전한다. 그는 스타트업 디오비스튜디오가 AI 딥러닝 기술로 만든 싱어송라이터 유튜버이다. 루이의 얼굴은 AI가 실제 사람의 얼굴 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어낸 가상 얼굴이다. 실존하는 인물이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입힌 버추얼 휴먼으로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
루이는 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래 커버 영상을 공개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에 피크닉, 여행 등 일상 사진을 공유해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또한 홍보모델로서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그는 지난 3월 가구 및 생활용품 브랜드 생활지음의 모델로 발탁됐으며 한국새생명복지재단의 디지털 홍보대사로 임명돼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영원한 19살 버추얼 뮤지션, 릴 미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버추얼 휴먼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3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릴 미켈라다. 그는 브라질과 스페인 혈통을 반씩 물려받은 19살 소녀이며 미국 LA에 살고 있는 뮤직 아티스트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버추얼 휴먼으로 지난 2016년 4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어 가상 인플루언서로서 유명세를 떨쳤다.
릴 미켈라만의 시그니처 매력 포인트는 일자 처피뱅 스타일과 양갈래 똥머리, 그리고 당찬 매력이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자신은 실존하지 않는 버추얼 휴먼임을 당당하게 인정했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똑 부러진 대답을 남기는 면모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는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글로벌 팬덤을 쌓아 나가고 있다.
두터운 팬층에 힘입어 릴 미켈라는 음원 발매와 브랜드 협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첫 싱글 앨범 ‘Not Mine(낫 마인)’을 시작으로 20개가 넘는 곡을 발표해 뮤지션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프라다, 겐조, 타미힐피거,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한 바 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삼성전자 ‘팀 갤럭시’ 캠페인을 통해 갤럭시 S10을 프로모션하기도 했다.

톡톡 튀는 버추얼 패션 모델, 이마

짧은 분홍 머리가 인상적인 이마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버추얼 패션모델이다. 그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버추얼 휴먼으로 일본 스타트업 에이더블유더블유(AWW)의 3D 그래픽으로 제작되었다.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그는 300만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보유하며 글로벌 인플루언서 다운 인기를 쌓고 있다.
이마는 포르쉐, 살바토레 페라가모 등 대형 브랜드의 뮤즈로 활동해 모델로서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또한 그의 예술적인 패션 감각이 더해진 전시 활동도 두드러진다. 닌텐도의 아바타 게임 ‘동물의 숲’에서 유명 갤러리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5월 22일부터는 이마를 모티브로 한 아트워크 전시 ‘이마텐(immaten)’이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지혜 인턴기자 ss0428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