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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책방] 영화를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공간, '영화책방 35mm'

"우리 책방이 수많은 '패터슨'들의 하루를 마감하는
맥주 한 잔 같은 곳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김보미 기자 2020.06.19

김보미 기자

2020.06.19
 영화를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공간, '영화책방 35mm'

[라이킷 김보미 인턴기자] 여러분은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시나요?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 방금 전에 제가 던진 질문에 '영화 보기!' 라고 답한 분들, 오늘은 여러분을 위한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책방이었다가 영화관이 되는 매우 독특한 공간이랍니다. '영화 덕후'들에게는 어쩌면 꿈 같은 공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영화와 책,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당신에게 꼭 맞는 책방, 촬영소 사거리에 위치한 '영화책방 35mm'를 소개합니다.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Q. 책방지기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서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화책방 35mm'를 운영하고 있는 이미화입니다. '영화책방 35mm'는 영화 에세이 작가인 저와 독립영화를 찍고 있는 안다훈 감독이 함께 운영하는 동네서점입니다.


Q. 본격적인 책방 소개에 앞서, 두 분의 작품 소개를 들어 보고 싶어요.

저의 책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실제 장소에 찾아가서 느낀 것들을 담아낸 에세이예요. 영화와 현실은 얼마나 다른지, 그 영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글과 사진으로 풀어냈습니다.

안다훈 감독의 영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파리에 있는 남자와 한국에 있는 여자가 대화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저와 안다훈 감독의 실제 이야기가 녹아 있죠. 아, 이 영화는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웃음)


Q. 어떤 계기로 두 분이 책방을 운영하게 되셨나요?

어려서부터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공간을 소개받게 되면서 연인인 저와 안다훈 두 사람이 공통으로 운영할 수 있는 콘셉트인 '영화'를 가지고 영화책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책방이 촬영소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요. '영화책방 35mm'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곳에 책방을 열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촬영소 사거리는 1960년대 영화 촬영의 메카였다고 해요. 홍상수 감독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영화 촬영소가 있던 곳이라, 거리의 이름도 '촬영소 사거리'가 되었고요. 공간 자체는 우연한 기회로 소개를 받은 것이지만, '촬영소 사거리' 라는 이름에 이끌려 이곳에 책방을 열기로 결정했어요.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Q. 이 책방에서는 어떤 책들을 만날 수 있나요?

아무래도 책방이 영화 콘셉트다 보니, 영화의 원작 소설, 영화인이 쓴 에세이나 평론집, 영화잡지가 많이 들어와 있어요. 제가 에세이를 쓰다 보니, 요즘엔 저의 취향이 담긴 에세이와 소설의 비중이 더 커졌어요.


Q. 책방지기님만의 북 큐레이션 기준이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책방이고, 제가 직접 책을 선정하다 보니 이왕이면 제가 읽어본 책 위주로 큐레이팅 하는 편이에요. 신간 업데이트가 조금 느린 편이지만, 제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서 책방을 방문하는 분들께 자신 있게 책을 추천해 드릴 수 있답니다.


Q. 큐레이션 기준을 듣고 나니, 가장 최근에 읽으신 책이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책이었나요?

가장 최근에 완독한 책은 E.M 포스터의 '모리스'라는 소설이에요. 한 청년이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뜨고, 사랑을 계속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책입니다. 청년 시절 휴 그랜트가 연기한 동명의 영화도 있어요.


Q. 이 책방에만 있는 '프라이빗 옷장 영화관'! 정말 독특한 공간이에요. 이곳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책방에서 진행되는 모임 중, 원작 소설과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모티프'라는 모임이 있어요. 보통 이런 모임을 '옷장 영화관'에서 진행하는 편이죠. 토요일에는 프라이빗하게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예약제로 공간을 대여해 드리고 있어요.


Q. '모티프'라는 모임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책방에서 진행되는 '살롱' 이라는 프로그램도 궁금해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모티프'는 한 달에 한 편의 원작 소설과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모임이에요. 다른 독서 모임과 다른 점은,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는다는 점이죠. 원작이 있는지도 몰랐던 영화나 영화가 유명해서 원작 소설도 읽고 싶은데, 혼자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 책 위주로 선정해 진행하고 있어요.

'살롱'은 매달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그 작가가 추천하는 영화를 함께 보고, 작가의 책과 영화를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작가의 책도 판매할 수 있고, 작가와 독자의 만남도 가능해 만족도가 매우 높은 프로그램이랍니다. 현재는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진행을 잠시 멈추었어요.


책방에서 제작하는 '35mm 페이퍼'. 사진= 영화책방 35mm 책방에서 제작하는 '35mm 페이퍼'. 사진= 영화책방 35mm


Q. '35mm 페이퍼'라는 콘텐츠도 만들고 계시지요?

맞아요. 매달 한 명의 영화인을 선정해, 해당 영화인이 출연하거나 직접 연출한 영화 네 편을 금요일에 함께 감상하고, 그 영화에 대한 짧은 에세이를 담은 '35mm 페이퍼'를 제작하고 있어요.


Q. 6월의 영화인으로 '마리옹 꼬띠아르'를 선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여성이다 보니, 영화인을 선정할 때에도 여성 영화인을 기준으로 선정을 하는 편이에요. 마리옹 꼬띠아르의 경우, 그 중에서도 동물권에 목소리를 높이는 배우라서 선정하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그가 출연한 영화 중, 미국 영화를 제외한 프랑스 영화만을 소개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득 담아 보았어요.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책방 내부 모습. 사진=영화책방 35mm


Q. 책방지기님의 영화 취향을 공유해 주세요!

예전에는 취향이 분명했었는데, 다양한 영화를 많이 보다보니 오히려 취향이 불분명해진 것 같아요. 취향이 아닐 것 같아 보지 않았던 영화도 보다 보니 좋아지더라고요. 굳이 따지자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Q.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일까요? 책방지기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글쎄요···. 영화관 안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관 밖에서 인생을 살아가며 완성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가 아닐까요? 고전 소설을 예로 들어 보자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질문들이 계속 떠오르잖아요. 그리고 일상 속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게 되죠. 좋은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요즘 여러모로 참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가라앉아 있는 마음을 위로해줄 만한 책방지기님의 추천 영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시기인 요즘,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입니다. 삶의 정수는 에베레스트 꼭대기나 달 표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알려주는 영화거든요.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특별하지 않은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의 일상에 삶의 정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내용이라,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어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꼈던 일상은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한번 더 깨닫게 될 거예요.


Q. 어떤 책방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영화 '패터슨' 같은 책방으로 남고 싶어요. 일을 끝마치고 책방에 찾아주는 모든 사람들이 제게는 '패터슨' 이었거든요. 매일 똑같은 노선을 운전하는 버스 운전기사인 '패터슨'이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처럼, 우리 책방이 수많은 '패터슨'들의 하루를 마감하는 맥주 한 잔 같은 곳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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