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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공방] 달콤한 향기 가득, '자전거소녀의 작업실'

정성 듬뿍 담긴 디저트를 만드는 작은 공간.

김보미 기자 2020.05.15

김보미 기자

2020.05.15
 달콤한 향기 가득, '자전거소녀의 작업실'

[라이킷 김보미 인턴기자] 여러분은 손재주가 좋은 편인가요?


애석하게도, 저는 정말 손재주가 없는 편이에요. 뜨개질도, 비누 만들기도, 베이킹도, 손으로 하는 것 중엔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멋진 것들을 뚝딱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너무나 신기하답니다.


한국엔 독립서점만큼 많은 공방들이 있어요. 수많은 '금손' 공방지기님들이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있죠. 인스타그램 피드를 내리다 보면, 먹거나 사용하기 아까울 정도로 정성이 들어간 작품들이 많아요.


여러 작업물들을 구경하며 공방의 매력을 차차 알아가고 있던 중, 문득 '아, 이 치명적인(?) 공방의 매력을 많은 분들께 알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방을 운영하는 분의 빛나는 이야기와 특별한 작품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 <주간공방>은 바로 그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간공방>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곳은 대전에 있는 달콤한 공간, '자전거소녀의 작업실' 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달달한 향기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작은 공방이에요. 케이크 디자인과 플레이팅이 너무나 아름다워 <주간공방>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에도 케이크만큼 달콤한 향기가 가득 담겨 있으니, 천천히 읽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럼, <주간공방> 첫 번째 주인공을 만나러 가 볼까요?


* <주간책방>과 <주간공방>은 매주 번갈아 가며 연재됩니다.

**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방에서 작업하는 모습.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공방에서 작업하는 모습.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Q. 공방지기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공방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저트를 다루는 '자전거소녀의 작업실'의 공방지기입니다. 빵 모자를 쓴 로고에서도 알 수 있듯, 저는 이곳에서 다양한 수제 디저트를 만들고 있어요.


Q. 언제부터 디저트를 만들게 되신 건가요? 어떤 계기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13살때부터 자격증반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요리라는 분야에 진지하게 다가가기 시작했어요. 중학교에 입학한 뒤 친구들의 생일선물을 고민하다가, 집에서 부담없이 하기 좋은 홈베이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만든 브라우니와 쿠키, 머핀을 선물로 받았을 때, 다른 어떤 선물을 줬을 때보다 제게 고마워했고 행복해 했거든요. 그 매력에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Q. 어떤 계기로 공방을 열게 되셨나요?

대학교에 진학한 뒤, 스무살 때 저는 교외활동 등 다양한 경험들에 관심이 많던 학생이었어요. 직접 만든 디저트로 지역 행사나 플리마켓에 참여하기도 했고, 카페 사장님의 제안으로 쿠키를 만들어 카페에서 판매도 했었죠. 그 때는 2-3평 남짓한 집 베란다에서 저만의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 베이킹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케이크 분야를 독학하게 되었는데, 지인들로부터 재료비만 받고 주문제작 케이크를 만들며 연습했어요. 인스타그램에 제가 만든 디저트 사진을 올리니 DM을 통해 케이크를 주문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점차 주문량이 점점 늘어나며 지인보다 손님들의 비중이 많아졌죠.

그 후로 밤새 디저트를 공부하며, 베란다 작업실에서 고군분투했어요. 그러다 베란다 작업실이 아닌, 나만의 작업실을 만들어보자는 꿈이 생기게 됐고, 결국 스물 두 살에 작업실을 정식으로 오픈하게 되었답니다!


공방에서 만든 디저트.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공방에서 만든 디저트.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Q. 주로 어떤 디저트류를 만드시나요?

제과와 제빵 중에서는 제과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고, 그 중에도 케이크를 작업하고 있어요.


Q. 디저트를 만들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인 재료들과 공정들에 대한 것 이외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디저트를 만들 때 저의 기분과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디저트는 매우 섬세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컨디션이 디저트의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답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을 할 때 항상 멜로디와 가사가 밝고 행복한 음악을 틀어놓는 편이에요.


Q. 공방지기님 인스타그램을 보면 정말 예쁜 디저트들이 많은데, 케이크나 쿠키 디자인을 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순간순간 즉흥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인이나 재료의 조합, 플레이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료들 본연의 색감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디저트를 추구하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커스텀 디자인 케이크의 경우, 주문해 주시는 분들의 도안 속 색깔에 의미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그대로 옮겨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Q. 디저트 컨설팅은 어떤 작업인가요?

가게의 콘셉트에 맞춰 원하는 디저트의 메뉴를 함께 테이스팅하며 개발해 드리는 작업이에요. 그 디저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계부터, 소도구 기물들에 대한 가이드와 메뉴의 레시피, 디저트 만드는 공정까지 교육을 해 드려요.


Q. 그렇군요. 한 가지 레시피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레시피마다 다르지만, 하나의 완벽한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2주 이상 걸리는 것 같아요. 메뉴를 구상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을 모두 포함해서요. 디저트라는 카테고리가 매우 넓다 보니, 제가 다뤄본 적 없는 메뉴도 많거든요. 레시피를 천천히 테스트하며 몰랐던 부분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어요.


(좌) 러브하우스 모양의 디자인 케이크. (우) 베이킹 클래스 모습.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좌) 러브하우스 모양의 디자인 케이크. (우) 베이킹 클래스 모습.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Q. 주문제작 케이크 사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디자인 케이크를 만들며 특별하고 소중한 사연들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결혼을 약속한 커플의 사연입니다. 남자분께서 프로포즈용 케이크를 러브하우스 입체 디자인으로 요청해 주셨는데, 여성 분의 성함으로 지은 3행시를 케이크 집 벽 한 쪽에 새겨달라고 하셨죠. 기분이 참 묘하고 설레더라고요. 굉장히 로맨틱했던 작업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Q. 공방지기님만의 베이킹 클래스를 소개해주세요!

보통 클래스는 한 타임당 최대 4명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케이크나 슈 팬케이크 등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수업을 진행하고, 과일을 사용하는 레시피가 많아 계절에 따라 클래스의 메뉴들을 바꾸는 편이에요. 새로운 메뉴들을 계속해서 구상 및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클래스가 열리는 일정은 고정적이지 않아요. 레시피 개발이 끝나는 시점에서 일정을 공지하고, 작업실로 연락을 주신 분들께 상담을 진행해 드리고 있습니다.


Q. 베이킹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클래스는 무엇인가요?

베이킹을 처음 시작해 보시는 분들은 보통 오븐을 구비하고 있지 않은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노오븐으로 진행되는 수플레 팬케이크 클래스를 들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반죽부터 플레이팅까지 직접 해 보고, 자신이 베이킹에 확실히 흥미가 있는지, 꾸준히 베이킹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아요. 충분히 여러가지 요소들을 생각해 본 뒤 오븐이나 기물들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해요. 기본적인 도구들을 하나 둘 장바구니에 넣다보면,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Q.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요?

제 클래스는 보통 중고등학생이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진행돼요. 그래서 20대 이상인 분들이 주로 신청하시죠. 그런데 10대 여학생이 클래스를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부모님과의 상의 끝에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여행도 다니고, 평소에 배우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배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학교를 다니며 야간 자율 학습을 하고 있을 때, 자신만의 신념으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방의 '딸기 가득 케이크'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공방의 '딸기 가득 케이크' 사진=자전거소녀의 작업실


Q. 이제까지 공방지기님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저의 시그니처 케이크 중 '딸기 가득 케이크' 가 있어요. 저만의 디자인과 레시피로 신경을 많이 쓴 메뉴랍니다. 매년 인기가 많아 크리스마스 케이크로도 고정 주문을 받고 있어요.


Q. 최근 한국에서 디저트 산업이 많이 성장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디저트들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예요. '자전거소녀의 작업실'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확실히, 오직 수제로만 낼 수 있는 맛과 디자인들이 있는 것 같아요. 수제 디저트들은 섬세하고 신선하며, 정성스럽죠.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으며 보기에도 예쁜, '자전거소녀'만의 감성이 듬뿍 담긴 디저트를 완성해 내는 것이 제 공방의 강점이자, 장점이에요.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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