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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책방] 호두과자 굽는 달콤한 책방, '선유서가'

책, 커피, 전시까지 즐길 수 있는,
선유도 근처 작은 동네책방

김보미 기자 2020.05.08

김보미 기자

2020.05.08
 호두과자 굽는 달콤한 책방, '선유서가'

[라이킷 김보미 인턴기자] 느긋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를 닮은 선유도. 그 근처에 느릿느릿 잔뜩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동네책방이 있어요. 붉은 차양과 나무 인테리어, 따스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죠.

흰색 벽에 걸린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며 달달한 호두과자를 한 입 먹는 순간, 기분까지 달콤해집니다. 서가를 구경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을 발견하면, 행복한 마음으로 구입해 올 수도 있어요.

조금씩 더워지는 요즘, 시원한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가 있는 책방으로 나들이 어떨까요? 선유도역 근처 작은 독립책방, '선유서가'를 소개해 드릴게요.


책방 '선유서가'의 모습. 사진=선유서가 책방 '선유서가'의 모습. 사진=선유서가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및 서점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북씨입니다. 글을 쓰며 카페 겸 책방인 선유서가를 운영하고 있어요.

선유서가는 종합광고대행사 '디홀릭'의 두 번째 프로젝트예요. 회사에서 문화콘텐츠 사업을 기획하던 중, 제가 카페 겸 서점을 내 보자고 제안을 드렸어요. 대표님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함께 장소를 탐색하고, 책방을 열게 되었죠.


Q. 그럼, 이 책방에서 책도 나오는 건가요?

아직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가 만든 책밖에 없어요. 앞으로 조금씩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Q. 그렇군요. 카페 겸 서점의 형태로 운영하고 계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원래 커피를 좋아했어요. 책방을 열기 전부터 항상 '책과 커피는 뗄 수 없는 사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또,책 판매로만 이 공간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이 동네에 사시는 분들이 편하게 들러 주시고, 책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카페와 책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료나 디저트의 가격을 책정할 때에도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어요. 책을 할인해 드리기는 어려우니, 커피라도 저렴하게··· (웃음)


Q. 책방이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건강원과 세탁소 사이··· 상당히 독특한데, 이곳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연남동 근처에서 카페를 했었는데, 그곳은 너무 번화가여서 단골손님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저는 가게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조금 조용한 동네를 찾던 중, 이 곳을 알게 됐어요. 정말 조용하고 아늑해서, 이 공간을 보는 순간 '여기서 서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홍대나 망원 쪽에는 이미 많은 책방들이 있는 상태이고, 가겟세가 비싸서 책방을 오래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 2년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책방을 오래 하고 싶어 이 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책방에 오시나요?

일부러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로 이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오세요. 커피 한 잔 하러 오셨다가 책을 사가기도 하시고요. 테이크아웃 커피를 기다리면서 책을 구경하다가 구입해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선유서가에서 판매하는 카페 메뉴. 사진=선유서가 선유서가에서 판매하는 카페 메뉴. 사진=선유서가

Q. 선유서가만의 시그니처 디저트가 있지요?

맞아요. 바로 호두과자죠. 책방을 열기 전부터 호두과자를 구울 줄 알았어요. 경력이 있거든요. 책방을 열겠다고 마음 먹고 서점 자리를 보러 이 곳에 왔는데, 이 공간을 보자마자 호두과자를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세요. 젊은 사람들과 어르신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뭘까 고민하다가, 호두과자를 선택하게 됐죠.


Q. 마스코트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선유도가 고양이를 닮아서, 예전에는 '괭이섬' 이라고 불렸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디자인 하시는 분께 의뢰를 드렸어요. 그랬더니 이런 귀여운 선유도 모양의 고양이 그림을 그려 주셨답니다.


책방 내부 모습. 사진=선유서가 책방 내부 모습. 사진=선유서가

Q. 책방지기이면서 동시에 작가님이신데, 어떤 책을 내셨나요?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시집과 산문집 네 권을 냈어요. 여행그림책도 한 권 냈죠.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해서 내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어요.그러다 독립출판물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답니다.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신기했어요.


Q. 선유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있나요?

A. 제 취향과 맞는 책들이 있어요. 시나 에세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시집과 에세이 책이 많죠. 물론 제가 낸 책도 있고요.

최근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아져서 페미니즘 관련 도서도 많이 가져다 두었어요. 독립출판물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읽어본 책이나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책 위주로 입고를 하는 편이에요. 소개하고 싶은 책이 많아서 자꾸 책장이 늘어나고 있어요.

가끔 서점이 아니라 북카페로 생각하고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분들을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책들을 열람용 도서로 서가에 배치했습니다. 판매용 책들은 손상이 되면 안 되니까요.


Q.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읽고 있는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사월님의 '사랑하는 미움들',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등등.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은 책방 사장님이 쓰신 책인데, 책방지기로서의 일화가 담겨 있어요. 책방을 하다 보니 읽으며 공감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읽고 울기도 했고요. 감정을 움직이는 책이어서 꼭 추천하고 싶어요.


책방에서 열린 전시. 사진=선유서가 책방에서 열린 전시. 사진=선유서가


Q. 선유서가에서는 커피, 책 뿐만 아니라 전시를 즐길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독립출판물을 다루고 있는 작가님들의 전시를 하고 있어요. 벌써 세 번째 벽면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번 벽면 전시가 바뀌어서, 항상 새로운 전시를 보실 수 있어요.

독립출판물을 내거나, 개인 활동을 하는 분들은 전시로서 자신의 창작물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쉽지 않아요. 그런 분들에게 공간을 빌려 드리는 것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이 공간을 운영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가게를 멋지고 의미 있는 작품들로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아요. 물론 책 판매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Q.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사실 책방보다는 카페로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항상 책을 사러 이곳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힘을 내서 책방을 운영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또, 제가 책 추천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DM으로 책 주문을 넣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정말 너무 감사하죠.


Q. 책방 운영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아직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에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생각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 정도. 하지만 나름대로 운영은 순탄하게 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선유서가를 북카페가 아닌 책방으로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독서모임이나 글쓰기 모임 같은 것들도 열고 싶고요. 북 큐레이션에도 더 힘쓰고자 합니다. 매일매일 편하게, 부담없이 올 수 있는 동네서점으로 남고 싶어요.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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