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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책방] 시간도 쉬어 가는 가드너의 아지트, '텍스트가든'

자연의 품이 그리운 이들을 위한 아늑한 공간.

김보미 기자 2020.05.01

김보미 기자

2020.05.01
 시간도 쉬어 가는 가드너의 아지트, '텍스트가든'

[라이킷 김보미 인턴기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은은한 자연의 빛깔보다 눈이 시릴 만큼 자극적인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초록 들판, 아름다운 꽃들이 있는 자연의 품이 더욱 그립게 느껴지곤 하죠.

이번 주 <주간책방>에서는, 꽃과 식물을 벗삼아 자연 속에서 거닐고 싶은 분들을 위한 공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다락방처럼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물과 관련된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곳, '텍스트가든'입니다.


'텍스트가든'의 멋스러운 나무 문. 사진=텍스트가든 '텍스트가든'의 멋스러운 나무 문. 사진=텍스트가든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및 서점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에서 식물과 관련된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슬기입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수요일에는 가드닝 등 식물과 관계된 일을 하고, 목요일과 금, 토요일에는 식물 관련 서적을 소개하는 서점 '텍스트가든'을 운영해요.


Q. 서점을 열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고,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설계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꽃집을 열게 되어 4년간 일하게 되었어요.


Q. 설계 업무를 하시다가 꽃집이라니! 원래 꽃과 식물을 좋아하셨던 건가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어요. 아버지가 묘목 농장을 하셨거든요. 집 주소가 '산'으로 시작했었죠. 집 뒤에는 큰 밤나무가, 옆에는 굉장히 넓은 영산홍 밭이 있었어요. 산과 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컸기 때문에 제게 자연은 그리 어렵지 않은 주제였어요. 경운기를 타고 식물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워낙 많았으니까요.

설계 일을 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야근도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이 일을 내가 평생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죠. 그 때 꽃을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꽃집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제가 자라왔던 환경이 꽃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충남도청사 뒤편에 책방을 여셨어요. 왜 이 공간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시 공학을 공부하며 원도심의 가치에 대해 자주 생각했었어요. 저에게는 원도심이라는 이 공간이 매우 소중하게 다가왔죠. 이쪽이 출판사가 많은 동네인데, 조성사업 덕분에 거리가 아주 깔끔해졌거든요. 도시의 맥락과 거리가 아주 매력적이어서 이곳을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책방을 연다면 이곳에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Q. 카페가 있는 건물의 제일 꼭대기 층에 서점이 있는 형태네요.

맞아요. 이 건물에 있는 카페에 플랜테리어 상담을 왔었는데, 4층을 둘러보며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락방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원래 '정원건축' 이라는 건축사 사무소 건물이었대요. '정원'건축이라니. 어쩜 이름도 이렇게 딱 맞을 수가 있는지! 마음에 드는 장소가 나타나고, 타이밍 좋게 책방을 열 수 있는 여건이 되어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텍스트가든이 탄생하게 됐어요.


책방 내부 모습. 사진=텍스트가든 책방 내부 모습. 사진=텍스트가든

Q. 올해 2월쯤 서점을 오픈하셨는데, 서점을 열며 가장 신경쓰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서점의 분위기를 가장 신경썼어요. 1층부터 3층까지는 모던하게 꾸며졌지만, 서점이 있는 4층만은 옛날 건물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문틀이나 창문 등을 본래의 모습 그대로 남겨뒀어요. 현대식 가구보다는 옛날 느낌을 줄 수 있는 인테리어를 연출하고 싶었죠.


Q. 이 서점에는 주로 어떤 책이 입고되어 있나요? 책 큐레이션 기준도 궁금합니다.

앞쪽에는 식물 관련 서적, 뒤쪽에는 독립출판 서적들이 있어요. 제가 가장 자신있게 소개하고, 설명할 수 있는 분야가 식물이다 보니 식물 관련 서적이 많아요. 일반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책보다는 동네 책방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책들을 입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평소에도 독립출판물을 자주 들여다보고, 가치관에 맞는 책이나 저의 성향에 맞는 책들 위주로 입고합니다. 재고가 남았을 때 저의 책장에 올라갈 수 있는 책들을 고르는 편이죠. 대전에 터를 잡고 계시는 작가님들의 경우,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입고 신청을 받는 편이랍니다.


텍스트가든 내부 모습. 사진=텍스트가든 텍스트가든 내부 모습. 사진=텍스트가든


Q. 서점 규모가 작은 편인데, 한정된 서가에 책을 배치하는 책방지기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맨 처음에는,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을 앞쪽에 배치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의 동선을 살펴보니, 제가 책을 배치한 쪽이 아니라 서가 뒤쪽으로 많이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동선을 고려해 책 배치를 주기적으로 바꿔 주는 편이에요. 추천하고 싶은 책을 뒤쪽에 배치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식물 콘셉트의 책방이다 보니, 눈에 잘 띄는 곳에는 식물 관련 책을 많이 놓아 두었어요.


Q. 책방을 찾아와 주신 분들에게 사랑받았던 책들은 무엇인가요?

안리타 작가님의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사라지는, 살아지는' 등의 책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식물 관련 그림책에도 관심을 주시는 편이에요. 오늘 아침엔 한 아이가 아빠 손을 잡고 그림책 '선인장 호텔'을 사가기도 했죠.


Q. 이 인터뷰를 읽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손현녕 작가님의 '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예요. 이 책은 책방을 방문하신 분들께 제가 꼭 추천하곤 하는 책이랍니다.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책이에요. 작은 크기로 제작되어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죠.


- '식물과 꽃, 책이 가득한 다락방 서점.'에서 이어집니다.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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