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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책방]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 아름답고 고요한 책방

"저에게 책은 때로는 위로이고, 때로는 공부이며,
때로는 타인의 삶과 고통을 공감하기 위한 통로인 것 같습니다."

김보미 기자 2020.04.17

김보미 기자

2020.04.17

- '지금 지친 이들을 위한 인간학 서점, '믿음문고''에서 계속됩니다.


실크스크린 작업 모습. 사진=믿음문고 실크스크린 작업 모습. 사진=믿음문고


Q. 헤르만 헤세 전시 등 책방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책방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세상엔 너무나 멋진 문학 작품과 작가들이 많잖아요. 그 중엔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들도 있고, 낯선 것들도 있을 거예요. 저희는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낯선 것들은 새로운 기회를 통해 알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랐어요. 특히 첫 번째 전시 주제였던 헤르만 헤세의 경우, 고전은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할 거란 편견을 깨뜨려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죠. 개성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랑받는 '이나피스퀘어'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층에 더 쉽게 다가가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다행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분기별 기획전과 실크 스크린 프로그램 등을 이어 나갈 계획이고, 새롭고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어요. 또 저희는 서점이자 출판사인 만큼 저희만의 독립 출판물도 조만간 세상에 낼 예정이고요. 또, <고독서재>의 경우 경쟁과 속도에 파묻혀 혼자만의 시간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이 '자발적 고독'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며 소모되었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Q. 책방에서 실크스크린 작업이라니, 정말 색다른 것 같아요. 책방을 열기 전부터 실크스크린 작업을 하셨었나요? 실크스크린 작업물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어떤 그래픽이든 원하는 컬러로, 원하는 수량만큼, 원하는 곳에 프린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실크 스크린을 좋아했어요. 실크 스크린 클래스의 경우 기획전이 진행되는 기간에만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원데이 클래스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점에 방문하시면 자체 제작한 패브릭 포스터, 티셔츠, 에코백 등 다양한 실크 스크린 제품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실크 스크린의 매력을 더 많은 분이 느끼고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프랑스 파리의 서점 Ofr Paris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셨네요! 어떤 계기로 이런 멋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되셨나요?

A. 디렉터님이 파리 여행 중 우연히 Ofr Paris에 방문했다가 저희가 직접 제작한 엽서 북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었습니다. Ofr Paris 측에서 저희 책을 좋아해 주셨던 덕분이었어요. 실제 판매되고 있는 Ofr 제품에 저희가 디자인한 실크 스크린 프린팅을 더 해 진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믿음문고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사진=믿음문고 믿음문고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사진=믿음문고


Q. 책방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희 디렉터님은 서점을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꽃으로 가득 채워진 서점 안에서 뒤늦은 프러포즈를 받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늘 이야기하시곤 해요. 저 같은 경우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우산 없이 뛰어 들어오셔서 책 '디디의 우산'을 사 가셨던 손님이나, 울고 싶다고 말씀하시며 울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던 손님이 떠오르네요. 아무래도 서점이다 보니 손님을 기억할 때는 책과 연결 짓게 되는 것 같아요.


Q. 책방지기님께 책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A. 제가 좋아하는 책의 구절을 통해 답을 대신하고 싶어요.

"문학이 위로가 아니라 고문이라는 말도 옳은 말이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문학이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고통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의 말이기 때문이고 고통받는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의 말만이 진실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중에서

저에게 책은 때로는 위로이고, 때로는 공부이며, 때로는 타인의 삶과 고통을 공감하기 위한 통로인 것 같습니다.


책방 문에는 에밀 아자르의 작품 '자기 앞의 생'의 한 구절이 붙어 있다. 사진=믿음문고 책방 문에는 에밀 아자르의 작품 '자기 앞의 생'의 한 구절이 붙어 있다. 사진=믿음문고


Q. 어떤 책방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A. 믿음문고는 양재천 근처에 있다 보니 도심 한가운데임에도 늘 고요하고 평화로워요.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 들 정도로요. 부디 이곳을 방문한 동안 만큼은 세상일을 잊고 평온한 시간만을 보내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삶과 일상에 지쳤을 때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서점으로 기억해주시고 다시 찾아 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김보미 인턴기자 jany69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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